이번 포스팅은 저번에 일전에 소개한 '대중문화의 이해'를 근거로 소개한 '한류'에 이어 대중문화에 대한 내용을 정리할까 합니다. 보통 책의 서평이나 내용 정리를 할 때 객관적으로 소개하려고 노력합니다만
이 책은 최근에 본 서적들 중 전문적인 내용을 이렇게 알게 쉽게 쓴, 제목 그대로 대중을 위한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제 감동 수준은 대학교 때 한자로 덮인 두꺼운 전공서 사이에서 맨큐의 경제학을 처음 마주쳤을 때 그 느낌 그대로입니다.
대중문화란?
우리는 대중문화라는 말을 쉽게 접하고 또 쉽게 씁니다. 근데 막상 '그래서 대중문화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선뜩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자는 대중문화를 생산과 소비의 측면에서 접근하면서 전자를 매스컬쳐(mass culture)로, 후자를 파퓰러컬쳐(popular culture)로 정의합니다. 이중 생산 측면에 초점이 맞춰진 매스컬쳐에서 '매스(mass)'라는 단어는 '고립 분산되어 있고 주체성을 가지지 못했으며 비합리적이고 열등한 존재'라는 함의를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매스컬쳐란 이런 열등한 집단이 주체성 없이 주는 대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문화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의 대중문화'를 정의하는데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합니다. 어떤 문화든 그 문화가 생명력을 가지려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주체가 적극적으로 그들의 삶 속에 편입시킬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아무리 대중의 취향에 맞게 생산되었더라도 대중이 그 문화를 도외시하고 소비를 꺼린다면 그것은 영향력을 가질 수도, 오래 생존할 수도 없습니다.
대중문화에 대한 논의는 그 시작부터 오랜 기간 동안 대중문화의 산물, 텍스트의 생산 과정과 텍스트 자체에 집중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문화의 수용 및 소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으며, 특히 문화를 자신의 삶 속에서 소비하고 실천하는 주체로서 대중에 대한 관심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즉, 다수의 사람들이 향유하는 문화로서 대중성(the popular)이 부각되었지요. 한편, 대중문화는 대중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강한 '소비'문화의 성격을 띱니다. 즉, 이는 대중문화가 대중의 심리와 욕망을 담은 상징적 소비의 대상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리하자면 대중문화란 대중이 다양한 소비활동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킴과 동시에 자신의 표출시키는 수단으로써 존재 의미를 가진다 할 수 있습니다.
대중문화라는 문제 영역
대중문화는 사실 한 가지 정의로 규정되기에는 그 안에 광범위하면서 다양하기도 하지만 때론 상반적이면서 모순적인 여러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처럼 하나로 규정하기 힘든 대중문화를 '비어 있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억지로 정의하기보단 다양한 문화담론들을 통해 하나씩 채워가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1) 매스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대중문화
현대사회에서 대중문화는 상당수 매스미디어를 통해 산출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첫째 생산에 있어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일정한 수준 이상의 자본을 보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런 미디어를 통해 생산물을 만들어 내거나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오직 자본을 가진 자 또는 집단만이 미디어를 통해 의미를 생산, 유통시킬 수 있습니다.
둘째, 대량 복제 기술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셋째, 자본에 의해 생산되는 만큼 대중문화는 이윤 획득이라는 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상품의 형태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넷째, 현대 대중문화는 한 사람의 힘으로 제작되기 힘들기 때문에 여러 분업체계를 갖춘 집단에서 생산됩니다. 물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조직도 자본을 지닌 자를 정점으로 하는 위계구조를 가지고 위계의 말단에는 의미를 생산하고 조합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됩니다.
다섯째, 이런 미디어의 생산물들은 특정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2) 일상생활로서의 대중문화
대중문화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자연스러운 일상 속에서 특별하거나 낯설지 않은 행위로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대중문화의 실천이 의식적인 선택에도 일어나지만 상당수 무의식적인 행위로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때문에 대중문화는 부지불식 중 많은 대중의 감수성이나 취향, 행동양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3) 대중문화: 정체성 대립과 갈등의 장
엄밀히 따져보면 대중문화는 하나의 문화가 아닙니다. 사실 수많은 복수의 문화 구성체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그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정체성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대중문화라는 장이 세대, 계급, 성별, 지역이 서로 다른 수많은 사회집단의 문화적 정체성이 부딪히고, 갈등 그리고 타협하는 장소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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