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의 바다 위에서/경제 및 산업 분석

KDI가 분석한 한국의 고속성장 원인은? - 한국 주류 경제 언론의 사려 깊은 분석을 기대하며

맑은오늘~ 2022. 1. 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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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매일경제 2022년 1월 12일 자 '신년기획 이젠 선진국이다'에서 언급된 선진한국의 경제 성장의 원인을 기사화했습니다. 한국연구개발연구원(KDI)가 준비하고 있는 '선진국 연구보고서'에 기반을 두고 고용선 KDI 연구부원장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하는 이 기사는 한국이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특징적인 이유가 있다고 언급합니다.

 

 

이상은 그에 대한 내용과 저의 개인적인 짧은 소견입니다.

 


 

세계은행의 한국에 대한 분류

 

세계은행의 분류에 따르면 한국은 1950년대 후진국, 1960~1990년대 중반까지 중진국에 머물렀지만 1990년대 중후반부터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 한국인의 삶을 경험한 제게 있어서 이런 평가는 일반적인 한국인들이 느끼고 평가하고 있는 한국 경제 발전 단계보다 상당히 빠르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그리고 단체마다 약간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제가 배운 지식과 느낀 경험상으로 한국인이 판단하는 경제 발전 단계는 1960년대 말까지 후진국,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개발도상국,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까지 중진국 또는 중견국 정도이고 2010년도 후반 이후에야 스스로를 선진국이라고 부를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싶습니다.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편입할 수 있었던 원인

 

1. KDI와 고부원장의 결론

 

KDI가 연구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이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편입하는데 특별한 전환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국민의 높은 교육열과 근면˙성실성, 이를 바탕으로 한 기업들의 활발한 투자 그리고 해외 시장 개척이 어러러지면서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경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KDI의 고부원장은 제조업이 빠르게 생산성을 향상하면서 한국 경제 전체의 생산성 향상을 견인한 것이 중진국 탈출에 유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시된 수치가 제조업의 높은 노동생산성인데 2018년 기준 제조업 종사자 1인당 노동생산성은 1억 1200만 원으로 농업의 2500만 원, 서비스업의 4100만 원을 압도하였습니다.

 

2. 오너 경영 체제가 한국 경제 성장의 가장 중요한 원인?

 

KDI의 고 부원장은 '한국 특유의 오너 경영 체제'를 한국 경제의 빠른 성장이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는 "타 개도국들의 사례를 보면 대기업들이 수출 산업이 아닌 부동산 개발, 금융업 등 내수시장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한국은 전체 연구개발 투자 중 4분의 3은 민간이, 그중 3분의 2를 대기업이 담당한다. 이런 기술 투자가 한국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 비결'이라고 평가했으며, 그 배후에 오너 기업 체제의 역할을 긍정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대부분의 내용에서 공감이 갑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한국의 성장에 제일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로 한국의 높은 교육열을 꼽고 싶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손꼽힐 정도로 과학적인 문자 체계 덕에 문해율이 다른 지역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높았을 뿐만 아니라 교육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국민들의 지식 공유 수준이 매우 높고 이를 더 진보시키는데 훨씬 유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제조업 기반의 빠른 생산성 향상과 높은 기술 투자는 근본적으로 여기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오너 경영 체제가 한국 경제에 미친 긍정적인 요인을 결코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필자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우리 기업의 빠른 의사 결정의 기저에는 자신의 소유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오너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는 것으로 많이 느끼고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특유의 오너 체제가 경제 성장의 제일 중요한 요소였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한국인의 삶에 깊은 생채기를 내고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20여 년 전 IMF 관리 체제를 불러온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 오너 중심의 독단적인 경영 방식이 지적된다는 점이 이를 반증합니다. 오늘날 4차 산업 혁명과 디지털 중심 경제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대외 환경 변화에 빠른 의사 결정 방식이 잘 부합한 점도 최근 한국 경제와 기업이 주목받는 원인 중의 하나라는 평가입니다. 조금 세심한 분석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3.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종업원 250인 이상 기업이 국가별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독일 60.5%, 스웨덴 60.2%, 프랑스 60%, 영국 44.3%인 반면 한국은 27.0%에 불과합니다. 인원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용 숫자가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인 점을 감안할 때 중견기업 규모의 회사가 한국 경제에서 고용하는 비중이 27% 정도에 불과하는 사실은 우리 경제가 유럽 대륙 선진국들에 비해 특정 소수에 경제력이 집중되어 있고 부의 불평등이 심화(아무래도 큰 기업들의 생산성이 높다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70% 가까운 노동력은 높지 않은 보상 수준 속에서 충분한 자기 개발이 불가능하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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