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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군림천하 - 천하에 대한 승계를 놓고 갈등을 빚은 아버지 강희제와 아들 옹정제의 이야기

맑은오늘~ 2021. 10. 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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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여러분 청나라 하면 어떤 사실이 떠오르시나요? 인조 때 병자호란? 아편전쟁? 청일전쟁? 청나라와 조선 또는 대한제국과의 기억에선 그리 긍정적인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는 임진왜란 때 여러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조선을 도왔던 명이 멸망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국가일 뿐만 아니라 그렇게 역사적으로 가깝게 지냈던 역사가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 좋은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껍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 부정적 인식과는 별개로 청나라는 지금 중화인민공화국의 영토 원형을 만든 국가였을 뿐만 아니라 18세기~19초까지만 하더라도 동아시아 최대 패권국, 글로벌에서도 손꼽히는 강력한 제국이었습니다. 이 강력한 제국의 기반을 연 황제가 지금 소개하는 강희제와 옹정제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배경지식

 

강희제는 대청제국의 4대 황제로 8세라는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60년여 넘는 기간 동안 국가를 통치한 황제입니다. 이분은 일단 본인이 직접 전장을 휘저을 정도로 강력한 체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강희제의 대외적 업적을 간단히 나열하면 그는 중국 영토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던 삼번의 반란을 잠재우고 대만과 통일을 이루었으며, 러시아와 아편전쟁 이후 제일 먼저 청나라와 불평등 조약이라고 변경하려고 했던 네르친스크 조약을 맺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내적으로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바탕으로 이민족으로써 자신보다 100배 더 규모가 큰 중국 대륙의 주류인 한족을 빠르게 장악하고 한족 출신 중 뛰어난 인재를 선발, 통치를 하였습니다.

 

강희제는 당시 서양 선교사들로부터 기독교를 믿지 않는 것만 빼곤 모든 능력이 퍼펙트 한 겸손한 철인 군주, 유럽의 전 국가가 힘을 합쳐 싸워야 겨우 상대를 할 수 있을지 모를 국력을 가진 국가의 제왕 등 과장의 칭찬을 받았습니다. 한편, 중국 사가들은 훗날 강희제를 천고일제, 천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황제라고 평가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면에서 퍼택트한 이 황제도 자식 문제에서만큼은 순탄지 않았는데...

 

드라마 군림천하의 시대적 배경

 

바로 그의 아들 옹정제에 대하여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오랜 기간 통치를 한 아버지와 달리 이 분은 13년간 청제국을 통치했습니다. 다른 제왕들과 비교하면 짧은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의 훌륭한 육체적 유전자를 감안해보면 상당히 짧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약했을까요? 아닙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강희제의 4번째 아들로 태어난 옹정제는 처음부터 황자로 내정받은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강희제가 내정한 황자는 2번째로 정실부인에게서 태어난 황자였습니다. 강희제는 당시 피지배집단이었던 한족 문화에 크게 심취해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지나쳐 그는 후계자 선정 문제에 있어서도 만주족이 가지고 있던 능력 위주의 선발 방식에서 유교가 중시하던 장자상속제를 선호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강희제의 행동을 좋게 해석하자면 선조와 다른 환경에 대한 적응과 안정을 추구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지금 관점에선 좋은 전통을 놔두고 무작정 외래 문물을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봐야죠. 그러나 역사는 말해줍니다. 아무 노력 없이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받는 자 중 제대로 된 사람이 있는지를요... 강희제가 선택한 첫 황자는 성장 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리고 그는 2번에 걸친 폐위 소동 끝에 대청제국의 황자가 없는 상태를 만듭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이 드라마 군림천하의 1부 배경입니다. 여러 아들들이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자금성, 그리고 그렇게 인정받지 못했던 옹정제가 어떻게 황제에 등극하게 되는지 등이 드라마의 배경입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치밀한 성격의 옹정제 윤정은 부황 사후 바로 군사를 동원하여 궁을 장악하고 황제로 등극했습니다. 하지만 정사에서와 달리 야사에서는 아버지를 죽이고 유서를 조작했다 등의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많았고 그 때문에 옹정제는 재위 기간 내내 정통성 문제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위부터 한계가 있는 황제다 보니 자신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는 세력을 견제하고 다수의 지지를 이끌어내고자 그가 택한 길은 철인에 가까운 독재정치였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제 블로그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https://gardenjune.tistory.com/6

 

옹정제 - 선의를 가지고 천하에 군림한 하이브리드 철인(哲人) 황제

세 번째 만남 20년이 지난 이후 스스로 만들어낸 인연 옹정제를 향한 '세 번째 만남'은 앞의 경우와 달리 자발성을 띄고 있습니다. 우연히 맡은 강의주제로 강희제와 옹정제의 관계(궁금하신 분

gardenjune.tistory.com

 


 

에필로그

 

너무 오래된 드라마다 보니 찾아보기가 쉽진 않습니다만 드라마 못지않은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는 긴장감과 인물 간 갈등 그리고 90년대 감성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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