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지계(克中之計): 경제편 - 제2편: 국가자본주의와 중국 특색 사회주의
프롤로그
저번 책 소개 포스팅에 이어 오늘은 극중지계: 경제 편에서 언급하고 있는 중국의 정치, 경제 시스템의 특징에 대하여 개인적인 지식과 책 내용을 바탕으로 기술해 보고자 합니다.
중국의 체제 - 자본주의 or 사회주의?
브랑코 밀라노비치라는 룩셈부르크 소득연구센터 교수에 따르면 중국을 자본주의 체제라고 규정하지만 미국과 같은 자유성과주의(Liberal Meritocratic Capitalism)라기보단 국가자본주의(Political Capitalism)라고 규정하였습니다. 사실 중국이 정치체제는 마르크스와 레닌이 주창한 사회주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공산당의 집단지배 형태이고 경제체제는 시장에서 기업과 개인의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고 그 성과에서 발생한 이익을 창출한 주체가 가져가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대부분 동의하실 껍니다. 하지만 시장과 국가를 바라보는 전제가 다른 두 시스템을 함께 운용한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둘 중 어떤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우선되고 다른 쪽은 우선되는 시스템의 보완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겉으로 이원시스템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내부적으로 우선 순위가 어느 정도 확립되어 있으며, 둘 간의 관계가 상호보완적일 때는 두 체제가 양립하다 마찰이 발생하거나 대립적인 경우 사회 지배층이 더 우선시하는 시스템에 대한 합의가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브랑코 교수는 여기서 현 중국에서는 사회주의가 국가의 대표 기반 체제이고 자본주의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중국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면 명백합니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주창한 것은 마오쩌둥이 집권하던 50~60년대 사회주의 이론과 마오쩌둥 개인 가치관에 근거한 국가 경제 운영의 실패에 대한 반성 및 집권 세력의 위기감이 발로된 결과였지, 결코 일개인의 선의지에 따른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지난 40여년간 그를 포함한 그의 후임자들이 명칭은 각기 달랐더라도 국가 경제를 운용해 나감에 있어 경제 시스템만큼은 자본주의를 우선 적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그 누구도 경제를 아우르는 사회 지배체제인 사회주의를 부인하지 않았고 실제 국가 정치의 주역들 또한 사회주의 시스템과 이를 사상과 기반으로 하는 공산당에서 성장하고 계속 선출되었습니다.
이 시기 오랜 기간동안 중국의 대한 서구의 착각은 시작되고 지속되었습니다. 이 또한 역사적 전개 과정을 보면 너무나 명백한데 서방 세계를 대표하는 냉전시대 미국은 소련에게 대응하고자 당시 죽의 장막 속에 있던 중국과 접촉하였고 같은 공산권 사회였음에도 중국을 우호적으로 대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때마침 마오의 사회주의 실험 실패는 중국 지배층에게 미국이 제시한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만든 강력한 동기가 되었구요.
이후 자본주의 사회와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던 소련이 붕괴하였습니다. 이 역사적 사건이 발생한 원인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서방 세계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우수성에 기반한 체제 경쟁의 승리로 단순화시키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회주의를 국가 이념으로 체택하고 있는 중국 역시 자본의 힘과 맛을 확인한만큼 궁국적으로 서구와 동일한 체제로 갈 것이다라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그러나 시장경제 시스템을 차용한 중국 경제의 존재감이 점차 커지고 특히 2008년 금융위기로 잠시 주춤했던 미국과 달리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쌓아온 국가적 역량을 활용해 경제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였습니다. 거기다 집권 이후 중국몽과 중국 특색 사회주의 노선을 내세운 시진핑 정권에 심각성을 느낀 미국은 본격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 경제운영이란?
이하는 극중지계 경제편에 대한 설명을 참고하였습니다.
중국은 2013년 시진핑 집권 이후 정치 이념체제 면에서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노선을, 경제체제 면에서는 국가가본주의를 내세우면서 기존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체제, 이념, 수단 면에서 그들의 길을 나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국가 통제 시스템을 보다 정밀하게 구축함과 동시에 중국인 등 속에 내재되어 있는 중화민족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한 피해의식을 부추겨 강력한 권위주의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한편, 경제적으로는 국가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민간은 이런 방향에 보완적 역할을 하는 국가자본주의 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 하에서 그 이전 시대와 달리 정경분리 윈칙을 자국의 이익 측면에 근거하여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투자유치 등과 같은 자국의 경제에 필요한 경우에는 정경분리를 내세우지만 정치적 마찰이 발생할 경우 경제를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점에서 잘 나타납니다.
중국식 국가자본주의 체제는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정치적으로 공산당 일당 권위주의 체제를 지원하고, 경제적으로 국가가 많은 기능을 수행함과 동시에 정부의 시장 개입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존 시장경제체제와 다른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즉, 중국은 정치적으로 공산당이 지배하는 상부구조를 갖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의 모습을 띄면서 세계경제에 깊숙히 편입되어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에필로그
이 책은 많은 전문가들이 자신의 분야를 중심으로 책임집필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앞에서 한 이야기가 중복되는 모습도 약간씩 눈에 띕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중국 경제의 변화와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라는 큰 줄기에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 좋은 인연을 만난 듯싶어 독서의 즐거움이 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