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지계(克中之計): 경제편 - 제1편: 중국의 부상이 한국에게 제기한 문제 인식
프롤로그
올해부터 구독하고 있는 매경신문을 통해 알게 된 신간, 극중지계
평소에 동북아시아 정치, 경제에 관심이 많은 글쓴이에게 있어 해당 주제로 대중을 위해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책은 항상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동안 생업과 여러 가지 일로 소개 외 인연을 가지지 못하다 저번 추석을 계기로 이 책의 주옥같은 필진들의 주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포함하여 몇 건의 포스팅을 통해 이 책의 일부 내용과 필진들이 하고 싶어 하는 내용을 조금 정리해볼까 합니다. 오늘은 첫 번째 '중국의 부상이 한국에게 가져다준 문제의식'을 주제로 글을 전개합니다.
우리가 눈여겨 의식해야 할 문제란
니어재단에서 발간한 극중지계 경제편은 한국 경제가 발전단계상 추적기와 추월기를 지나 정체기를 오랜 기간 경험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한국 사회 및 경제는 97년 외환위기와 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내부 성숙 과정으로 잘 이겨냈지만 정치의 과잉 이념화로 인해 진영 간 대립이 지속되고 이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선택에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다시 사회 갈등 및 노동과 자본, 가계와 기업의 대립구조의 심화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경제 사회 양극화는 계속 고착화되고 저출산 고령화는 이미 국가의 컨트롤 범위를 넘어선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렇게 대내적으로 경제사회의 노화현상이 눈에 띄게 진행되는 동안 대외적으론 코로나 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미국과 중국이 국가의 명운을 건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외부 환경변화는 대외 경제의존도가 매우 높은 한국 경제에 새로운 적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구가 만들어 놓은 세계 공급망 구조 안에서 유지되어 왔던 한중 간 보완적 생존 관계와 산업 관계는 그 탄력성을 지속적으로 잃어가고 있으며, 양국 간 새로운 관계 설정의 시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편, 한중 간 상대적인 국력의 확대는 대중국 관계에서 한국의 입장을 약화시키고 위상을 위축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러한 현상 변화가 궁극적으로 중국이 과거 명청 시대와 같은 복속주의적 관계 변화를 한국에게 요구하는 단계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렇다고 한국의 미래를 무조건 비관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 세계 미증유의 전염병 사태와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한국인이 보여 준 높은 대응 능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도 계속될 것입니다. 새로운 문명사적 전환이 될 디지털 사회의 가속화에 대하여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우월한 적응력과 창조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웃 국가 일본은 아날로그 잔재가 그들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향후에도 미칠 전망이고 중국은 하드 파워 민족주의가 장기적으로 세계적 웅비에 장애로 작용할 것입니다. 어쩌면 이 어려운 시기가 한국이 중국을 극복하고 일본을 추월할 기회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시기에 도달할 때까지 우리는 미국, 중국, 일본 중 어느 나라와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따로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책이 강조하는 주안점은 우리는 항상 주변 국가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고 스스로의 국력을 지속적으로 키워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에필로그
'중국의 부상과 태도 변화'란 현상에 대하여 한동안 우리가 역사적으로 우위에 있던 짧았던 기간을 부정하고 싶지 않은 이유로, 또는 주변 강대국들에 둘러쌓인 현상에서 발생하는 복잡성을 회피하고자 하는 심정 등으로 대부분 인식은 하고 있지만 이렇게 강한 어조로 현실을 표현하고 다가올 최악의 미래를 언급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문제가 발단된 원인을 직시하는 것임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중국의 부상과 동아시아의 현상 변화 그리고 글로벌 패권의 미래 등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드립니다.